참사회
국정자원 불났는데... 내 민원은 언제쯤? '2주간의 기다림' 시작
2025.09.29. 오전 09:53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국정자원 대전 본원의 전산망 복구 작업이 본격화되었다. 정부는 전날 오전 11시 25분부터 네트워크 및 보안 장비 가동을 재개했으며, 화재 피해가 없는 2~4층 전산실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 안정화에 필수적인 항온·항습기는 전날 새벽 5시 30분 이미 복구를 완료하여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전산망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화재로 인해 총 647개의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이 중 96개는 화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나머지 551개는 전산실 항온·항습기 중단으로 인한 시스템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이 중단된 경우이다. 정부는 이 551개 시스템들을 순차적으로 재가동하며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소된 96개 시스템의 복구는 더욱 복잡하다. 이들은 국정자원 대구센터의 민관협력형 클라우드 존으로 이전해야 하며, 완전 복구까지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신문고,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무원 내부업무망인 온나라시스템 등 국민 생활과 행정 업무에 필수적인 핵심 서비스들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어, 국민과 공무원 모두에게 상당한 불편이 예상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소된 서비스는 철거 후 재설치보다 대구센터로 옮겨 새로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자원 풀 구성에 시간이 필요해 완전 복구까지 약 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복구된 서비스는 모바일신분증, 보건의료빅데이터 시스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우체국 금융서비스, 노인맞춤형돌봄·취약노인지원시스템 등 30개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중단 서비스의 4.6%에 그치는 매우 낮은 수치이다. 정부는 국민안전, 국민 재산 및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시스템 중요도에 따라 복구 우선순위를 정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구 작업이 지연되면서 일선 민원 현장에서는 이미 혼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2차 신청·지급이 진행 중인 소비쿠폰의 경우 신청 및 사용은 가능하나, 국민신문고 중단으로 온라인 이의신청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불편을 겪는 시민들은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 화장시설 예약 서비스인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또한 접속이 제한되어, 유족들은 개별 화장장에 직접 연락하여 예약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도 마비되어 개인정보 침해·유출 신고는 이메일로만 접수하고 있다.
정부24와 무인민원발급기 등 국민 이용 빈도가 높은 서비스는 물론, 조달청 나라장터 등 기업 활동에 필수적인 시스템들도 여전히 복구되지 않아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큰 불편과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업무 연속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디지털 시대에 국가 핵심 전산망의 안정적인 운영과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신속한 복구와 더불어, 향후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